심법(멘탈관리)

몽테뉴 투자 확신, 그때 왜 그렇게 확신했는지 매매일지로 돌아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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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StudyNet · 심법 시리즈 10 · 철학자 편

몽테뉴 투자 확신, 그때 왜 그렇게 확신했는지 매매일지로 돌아보면 어떨까요?

예전 일기를 보면 '내가 왜 그렇게 확신했지?' 싶은 것처럼, 매매일지도 확신을 돌아보는 거울이 돼요. 일지에 적을 질문 10개를 만들었어요 ^^

오래전에 써 둔 일기를 우연히 펼쳐 보면 '이때 나는 왜 이렇게까지 확신했을까' 싶은 대목이 꼭 있죠 ㅎㅎ 그때는 분명히 맞다고 믿었는데, 지금 보면 근거가 어디 있었나 고개가 갸웃거려져요.

오래된 일기장을 펼쳐 놓고 그때 왜 이렇게 확신했지 하고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의 스몰토킹 일러스트

읽다 보면 웃음이 나기도 하고 살짝 민망하기도 해요 ㅋㅋ 그 시절의 나는 정말 진지했거든요. 한편으로는 지금 내가 하는 확신도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겸손해지기도 하고요 ^^

차트 앞에서의 확신도 마찬가지예요. 진입할 때는 이유가 분명해 보였는데,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그 확신이 어디서 왔는지 흐릿해져요. 이럴 때 몽테뉴가 자신을 관찰하며 쓴 글을 떠올려 볼 만합니다. 오늘은 매매일지로 확신을 돌아보는 방법을 풀어 볼게요. 일지에 적을 질문 열 개를 같이 만들어 보려고 해요. 투자를 권하는 글이 아니라 마음을 다루는 이야기입니다.

몽테뉴는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썼을까요

미셸 드 몽테뉴는 16세기 프랑스의 사상가예요. 대표작 『수상록』(원제는 에세)에서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생각과 습관, 변덕을 솔직하게 관찰해서 적은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첫 판이 1580년에 나왔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가 즐겨 썼다는 '나는 무엇을 아는가?'라는 물음은 자기가 아는 것을 함부로 확신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여 주는 말로 자주 소개돼요. 사람의 마음은 일관되지 않고 수시로 변한다는 관찰도 그의 글에서 중요한 줄기로 알려져 있어요. (직접 인용이 아니라 취지를 요약한 거예요.)

이 글이 가져오는 건 한 가지입니다. 내 확신도 내가 관찰할 대상이라는 점이에요. 확신이 느껴진다고 해서 그 확신이 정확하다는 보장은 없어요. 그러니 확신을 믿기 전에 기록해 두고, 나중에 결과와 맞춰 보면서 내 확신이 얼마나 정확했는지 살펴보자는 거죠.

확신은 느낌이고, 정확도는 따로 있어요

확신은 마음이 만든 신호예요. 크게 느껴질수록 맞을 것 같지만, 확신의 크기와 정확도는 다르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 방금 본 정보가 크게 느껴져요. 직전에 본 뉴스나 캔들이 판단에 과하게 영향을 줄 수 있어요.
  • 이미 진입했다는 사실이 확신을 키워요. 선택한 뒤에는 내 선택을 지지하는 이유가 더 잘 보입니다.
  • 기분 좋은 날 확신이 커져요. 직전 거래가 잘 풀렸다면 근거가 같더라도 확신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어요.

이런 이유 때문에 확신 점수를 기록해 두면 도움이 돼요. 진입할 때 확신이 몇 점이었는지 적어 두고, 나중에 결과와 비교해 보면 내 확신이 점수만큼 믿을 만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5점이라고 쓴 거래가 의외로 자주 틀렸다면, 내가 지나치게 확신하는 상황이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거예요.

매매일지에 적을 질문 열 개

복잡한 일지는 오래 못 써요. 그래서 질문을 열 개로 줄여 봤어요. 진입 전과 진입할 때 쓰는 다섯 개, 청산한 뒤에 쓰는 다섯 개입니다. 모두 설명용 양식이고, 본인에게 맞게 바꿔 쓰셔도 돼요. 먼저 진입 때 쓰는 질문이에요.

매매일지 질문 1번부터 5번 표: 진입 이유 한 줄, 이유가 진입 전에 있었는지, 확신 점수, 틀리면 어디서 아는지, 그때 마음 상태와 왜 묻는지

2번 질문이 특히 중요해요. 그 이유가 진입 전부터 있었는지, 가격이 움직인 뒤에 생각난 건지를 구분하는 질문이거든요. 움직인 뒤에 만든 이유는 확신을 키우는 장치로 작용하기 쉬워요. 4번은 앞에서 다룬 무효화 조건과 연결되고, 이 조건에 닿았을 때 손실이 얼마인지는 손절 폭에 맞춰 랏 정하는 법에서 계산해 둘 수 있어요. 5번의 마음 상태는 의외로 큰 정보예요. '조급했다', '지루했다', '들떠 있었다' 같은 단어 하나만 적어도 나중에 패턴이 보입니다.

다음은 청산한 뒤에 쓰는 질문 다섯 개예요.

매매일지 질문 6번부터 10번 표: 계획대로 실행했는지, 판단과 결과 분리, 확신과 결과 비교, 다시 온다면 바꿀 점, 오늘 가장 흔든 생각

6번과 7번은 실행과 판단을 결과와 분리하는 질문이에요. 계획대로 실행했는데 졌다면 그건 정해진 비용이고, 계획을 어겼는데 이겼다면 그건 운일 수 있어요. 이 구분이 일지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8번은 앞서 쓴 확신 점수와 결과를 비교하는 질문입니다. 손익을 정확히 적는 방법은 수익 계산 방법 글에서 진입가와 청산가로 순손익까지 풀어 두었어요. 9번과 10번은 다음 거래로 이어 주는 질문이에요. '다시 오면 무엇을 바꿀까'를 한 줄로 쓰면 그게 곧 다음 규칙이 됩니다.

확신이 5점일 때 한 번 더 묻는 질문

확신 점수가 높을 때가 사실은 가장 조심할 때예요. 확신이 크면 손절가를 넓게 두거나 랏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 같이 올라오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5점을 매기고 싶어지는 순간에는 질문을 하나 더 더해 보세요. '내가 이 거래를 틀린다면 가장 그럴듯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한 줄도 못 쓰겠다면 그것은 확신이 아니라 다른 가능성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요. 한 줄을 쓸 수 있다면 그 이유가 곧 무효화 조건의 후보가 됩니다.

또 확신이 높은 거래일수록 일지에 마음 상태를 꼭 적어 보세요. 들뜬 날의 5점과 차분한 날의 5점은 무게가 다르거든요. 한 달 뒤에 일지를 펼쳤을 때 '들떠 있던 날의 5점은 평균적으로 믿기 어려웠다' 같은 사실을 발견할 수도 있어요. 반대의 발견도 가능하고요. 어느 쪽이든 내 확신의 성격을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수확입니다.

운과 실력을 한꺼번에 평가하지 않기

복기할 때 가장 흔한 실수는 결과로 판단을 한꺼번에 평가하는 거예요. 이겼으면 잘한 것, 졌으면 못한 것으로 나누면 쉽지만 정확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두 가지를 따로 적어 보세요. 판단(진입 이유와 무효화 조건이 적절했는가)과 실행(정한 대로 움직였는가)이에요. 판단이 좋았고 실행도 지켰는데 졌다면 그건 정해진 비용이고, 판단이 흐릿했는데 이겼다면 그건 운이 섞여 있을 수 있어요. 이렇게 둘을 나눠 보면 이긴 날에도 배울 게 보이고, 진 날에도 자책하지 않을 근거가 생깁니다. 이 구분이 쌓이면 내 확신이 어느 쪽에서 흔들리는지가 서서히 드러나요.

한 달 뒤에 일지를 펼쳐 보세요

일지는 쓰는 것보다 나중에 읽는 것에 가치가 있어요. 일기를 오래 뒤에 펼쳐 볼 때 가장 많이 배우듯, 일지도 한 달쯤 쌓인 뒤에 한꺼번에 읽어 보세요. 그때 찾아볼 것은 세 가지예요. 확신 점수 4~5점인 거래의 결과, 마음 상태가 '조급'이었던 거래의 결과, 같은 단어가 반복해서 나타나는 부분입니다. 평소에는 안 보이던 패턴이 한눈에 들어오기도 해요.

이때 주의할 점은 표본이 적을 때 결론을 내리지 않는 것이에요. 열 건 정도의 기록으로 '이 방식은 안 된다' 같은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워요. 일지는 정답을 알려 주는 도구가 아니라 내가 어떤 상황에서 확신을 과하게 가지는지 알아차리게 해 주는 도구로 쓰시면 돼요. 처음 거래 과정을 한 번 따라가 보고 싶다면 FX 거래 방법, EUR/USD 한 번 주문하는 과정 글처럼 한 건의 거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기록해 보는 것도 좋은 연습입니다.

일지가 오래 가려면

일지를 쓰다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너무 열심히 쓰려고 해서예요. 처음부터 열 개 질문을 모두 쓰려 하지 말고, 이틀은 1번·3번·6번 세 개만, 그다음 주에는 다섯 개로 늘리는 식으로 시작해 보세요. 설명용 제안일 뿐이니 본인의 속도가 우선이에요. 또 쓰는 시간을 정해 두는 것도 좋아요. 청산한 직후는 감정이 센 때라서 5분 정도 쉬었다가 쓰면 더 차분한 기록이 나옵니다.

그리고 일지를 쓰는 목적이 자책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 주세요. 몽테뉴가 자신의 변덕을 담담하게 적었듯, 일지도 나를 비난하는 문서가 아니라 관찰하는 문서예요. 틀린 확신을 발견해도 '아, 내가 이럴 때 이렇게 확신하는구나' 하고 담담하게 적으면 충분합니다. 담담해질수록 오래 쓸 수 있고, 오래 쓸수록 도움이 돼요 ㅎㅎ

오늘 해 볼 체크리스트

☐  진입 이유를 한 줄로 적었다

☐  그 이유가 진입 전에 있었는지 움직인 뒤에 생겼는지 구분했다

☐  확신 점수를 1~5점으로 기록했다

☐  틀렸다고 인정할 조건을 적었다

☐  청산 뒤 계획대로 실행했는지와 결과를 따로 적었다

☐  다음에 바꿀 점을 한 줄 남겼다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한 것들

  • 몽테뉴의 『수상록』 문장과 판본은 직접 인용하지 않았어요. 취지만 요약했습니다.
  • 질문 10개와 확신 점수는 제가 만든 설명용 양식이고, 몽테뉴의 방법이나 검증된 방법이 아니에요.
  • 일지를 쓰면 성과가 좋아진다는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어요.

자주 묻는 질문

Q. 일지는 하루에 얼마나 써야 하나요?

정해진 분량은 없어요. 핵심 질문 서너 개를 한 줄씩만 적어도 충분해요.

Q. 확신 점수는 어떻게 매기나요?

정답이 없어요. 1~5점처럼 단순하게 정하고, 일관되게 매기는 것이 중요해요.

Q. 손실 거래만 써도 되나요?

이긴 거래도 같이 쓰는 게 좋아요. 이긴 날의 확신이 더 과할 수 있거든요.

심법 시리즈 이어보기

이 글은 확신을 돌아보는 도구를 다뤘어요. 고통을 원칙으로 바꾸는 복기법은 레이 달리오의 투자 복기에서, 산 이유가 아직 남아 있는지 확인하는 법은 피터 린치의 투자 스토리 점검에서 이어서 읽어 보세요.

정리하며

예전 일기를 보면 그때의 확신이 낯설어 보이듯, 오늘의 확신도 언젠가 낯설어질 수 있어요. 그래서 확신을 점수로 남기고, 결과와 나란히 놓고, 담담하게 관찰해 보세요. 나를 비난하려는 게 아니라 나를 알아 가려는 거예요.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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