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과매매, 거래를 안 하는 것이 최선인 순간도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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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StudyNet · 심법 시리즈 9 · 철학자 편
노자 과매매, 거래를 안 하는 것이 최선인 순간도 있을까요?
거래를 안 하면 일을 안 한 기분이 드는 마음을 무위(無爲)의 눈으로 들여다봐요. 거래 안 한 날의 가치를 숫자로 계산하고 차트가 열고 싶을 때의 멈춤 3단계를 만들었어요 ^^
냉장고에 먹을 게 없다는 거 뻔히 아는데도 자꾸 열어 보게 되죠 ㅎㅎ 열었다가 한 번 훑어보고 닫고, 조금 있다 또 열고요. 저는 차트도 자꾸 엽니다.

거래를 안 하면 일을 안 한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루가 다 가도록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같아서 괜히 마음이 찜찜하고, 그 찜찜함을 풀려고 차트를 또 열어 봐요 ㅋㅋ 냉장고를 열면 뭔가 생기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 쉰 날인데도 이상하게 죄책감이 따라오고, 열심히 안 한 사람이 된 것 같다고 할까요 ㅎㅎ 그래서 더 자꾸 손이 가는 것 같아요.
그런데 냉장고를 열 때마다 사실은 먹고 싶은 게 아니라 뭔가 하고 싶은 마음을 달래는 거잖아요. 차트도 마찬가지예요. 이럴 때 노자가 말한 무위의 이야기를 떠올려 볼 만합니다. 오늘은 거래를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인 순간이 왜 있는지, 그리고 그런 날의 가치를 숫자로 계산해 가며 풀어 볼게요. 투자를 권하는 글이 아니라 마음을 다루는 이야기예요.
노자의 무위는 아무것도 안 하는 걸까요
노자는 『도덕경』을 남긴 것으로 전해지는 고대 중국의 사상가예요. 실제 인물이었는지, 책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학계에서도 의견이 갈려서 여기서는 '전해진다'고만 말씀드릴게요. 『도덕경』에서 자주 나오는 개념이 무위(無爲) 입니다. 흔히 '하지 않음'으로 옮기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라는 게으름의 뜻이 아니라는 설명이 일반적이에요. 억지로 하지 않고 일이 흘러가는 방향을 거스르지 않는다는 쪽에 가깝다고 합니다. '하지 않는 듯하되 이루지 못하는 것이 없다'는 구절도 널리 인용돼요. (번역마다 표현이 다르니 취지만 요약했어요.)
트레이딩으로 옮기면 이런 뜻이에요. 조건이 맞지 않는 날 억지로 거래를 만들지 않는 것, 그리고 그렇게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판단이라는 것. 거래하지 않는 날은 일을 안 한 날이 아니라 '오늘은 쉰다'고 판단하고 실행한 날일 수 있어요.
거래를 안 하면 왜 일을 안 한 기분이 들까요
일을 안 한 기분은 크게 세 가지에서 와요. 먼저, 거래하는 행위가 곧 일이라는 생각이에요. 클릭하고 포지션을 관리하는 동안 바쁘다고 느끼는 거죠. 둘째, 쉬는 날의 가치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거래한 날에는 손익이 숫자로 남는데, 쉬는 날은 숫자가 비어 있어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느껴져요. 셋째,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불안이에요. 지금 가격이 움직이는데 나만 안 하고 있다는 마음이 올라옵니다.
이 세 가지가 합쳐지면 과매매로 이어져요. 조건에 맞지 않는 거래를 하나둘 만들고, 거래 횟수가 늘수록 비용과 판단 피로가 같이 늘어납니다. 사실 과매매는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게 아니라 쉬는 날의 가치를 볼 수 없어서 생기는 일이 많아요.
거래 안 한 날의 가치를 숫자로 보면
쉬는 날의 가치를 눈에 보이게 만들어 볼게요. 아래 표는 모두 설명용 가정이에요. EUR/USD를 0.1랏으로 거래하면 1핍이 1달러이고, 스프레드가 1.2핍이면 진입할 때마다 1.2달러의 비용이 먼저 발생합니다.

하루에 10번 진입했다고 가정하면 스프레드 비용만 12달러예요. 이걸 20거래일로 환산하면 240달러가 되죠. 물론 이 숫자는 이기든 지든 상관없이 먼저 나가는 비용이고, 실제 비용은 업체와 종목, 시간대에 따라 달라요. 스프레드 비용이 쌓이는 계산은 스프레드 비용 계산 글에서 한 달 거래 횟수까지 넣어 보았고, 수수료가 따로 붙는 계좌는 Vantage RAW ECN 수수료 계산처럼 수수료까지 합쳐 봐야 해요. 거래 횟수에 따라 어느 계좌가 유리해지는지는 Vantage Standard STP와 RAW ECN 차이 글의 손익분기 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표에서 더 눈여겨볼 건 아랫부분이에요. 판단과 클릭 횟수, 규칙을 어길 기회, 복기해야 할 거래 수. 이건 숫자로 크게 보이지 않지만 마음의 에너지를 쓰는 항목이에요. 안 한 날에는 이 에너지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에너지가 진짜 기회가 왔을 때 쓸 수 있는 연료가 돼요.
차트가 열고 싶을 때, 멈춤 3단계
냉장고를 열고 싶을 때처럼 차트를 열고 싶은 마음은 하루에도 여러 번 올라와요. 열지 말라는 게 아니라 열기 전에 한 번 묻는 장치를 만들어 두면 좋아요. 설명용 예시입니다.

1단계, 이유에 이름 붙이기. 지금 차트가 보고 싶은 이유가 심심해서인지, 불안해서인지, 기회가 와서인지 적어 보세요.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충동이 한 겹 가벼워져요. 2단계, 조건 확인. 내가 정해 둔 진입 조건이 몇 개나 충족됐는지 확인해요. 조건이 하나도 안 맞는다면 오늘은 해당 사항 없음입니다. 3단계, 해당 없으면 닫고 한 줄 적기. '조건 불충족으로 쉼'이라고만 적어도 충분해요. 이 한 줄이 쉬는 날의 가치를 눈에 보이게 만들어 줍니다.
이 3단계를 지키기 어려울 때도 있어요. 그럴 땐 차트 앱의 위치를 바꾸거나, 열기 전에 숨을 한 번 쉬는 정도의 작은 장치부터 시작해 보세요. 냉장고에 '정말 먹을 게 있을까?'라고 적어 붙여 두는 것과 비슷한 효과예요 ㅎㅎ
거래를 쉬는 날을 미리 정해 두는 방법
쉬는 날은 즉흥적으로 정하면 그날의 기분에 지기 쉬워요. 그래서 쉬는 조건을 미리 적어 두는 방법이 있어요. 예를 들어 '큰 경제 지표가 있는 날 전후', '직전 거래에서 규칙을 어긴 날', '잠을 못 잔 날', '하루 손실 한도에 닿은 날' 같은 것들이에요. 설명용 예시이고 항목은 본인에게 맞게 바꾸면 돼요. 이런 조건이 적혀 있으면 쉬는 날이 '내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규칙에 따라서'가 되니까 죄책감이 훨씬 줄어요.
거래 시간대도 비슷하게 정해 볼 수 있어요. 시장에는 참여자가 많아 움직임이 활발한 시간과 한산한 시간이 있는데, 시간대별 흐름은 FX 거래 시간 한국시간 정리 글에서 런던·뉴욕 세션과 함께 정리해 두었어요. 내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대를 정해 두면 그 밖의 시간에는 차트를 열 이유가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쉬는 시간과 일하는 시간을 나누는 것, 그것도 무위의 한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
기다리는 시간도 거래의 일부예요
무위의 눈으로 보면 기다림은 거래의 일부예요. 조건이 올 때까지 기다리고, 오지 않으면 오지 않는 대로 두는 것까지 포함해서 하나의 방식이니까요. 레버리지를 써서 큰 크기로 거래하는 경우라면 더더욱 한 번 한 번의 진입이 무거워서, 조건이 맞지 않는 거래를 줄이는 게 중요해집니다. 배율을 정하는 기준은 레버리지 몇 배가 적당할까요 글에서 배율 대신 계산할 세 가지로 정리해 두었어요.
물론 모든 날에 거래하지 않는 게 정답이라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조건이 맞는 날에는 정해 둔 대로 실행하면 되고, 그렇지 않은 날에는 쉬는 거예요. 이 글이 말하고 싶은 건 쉬는 날을 실패가 아니라 선택으로 보자는 것이에요. 기다림에 서툰 날에는 하루 거래 횟수의 상한을 정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상한에 닿으면 그날은 거기까지예요.
쉬는 날의 기록을 남겨 보세요
쉬는 날은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져요. 그래서 한 줄이라도 남기는 게 좋아요. '조건 불충족으로 쉼', '일정이 많아서 쉼', '컨디션이 안 좋아서 쉼'처럼요. 몇 주 쌓이면 어떤 날 내가 쉬었고 그날 어떤 마음이었는지 보입니다. 더 재미있는 건 쉬었던 날의 차트를 나중에 보면 '참 어수선했네' 싶은 날이 꽤 있다는 거예요. 그때 비로소 쉼의 가치가 눈에 들어옵니다. 물론 쉬었는데 좋은 기회가 있었던 날도 있어요. 그것도 기록해 두면 조건을 다듬는 재료가 됩니다 ^^
오늘 해 볼 체크리스트
☐ 차트를 열고 싶은 이유에 이름을 붙여 보았다
☐ 오늘 진입 조건이 몇 개 충족됐는지 확인했다
☐ 조건이 맞지 않는 날은 쉬는 것도 판단이라고 생각해 보았다
☐ 하루 거래 횟수의 상한을 정했다
☐ 거래 안 한 날에 한 줄을 남겼다
☐ 거래 비용이 이기든 지든 먼저 나간다는 걸 계산해 보았다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한 것들
- 노자와 『도덕경』의 저술 경위, 구절의 장 번호와 번역 표현은 확인하지 못해 취지만 요약했어요.
- 표의 숫자는 설명용 가정이에요. 실제 스프레드와 수수료는 업체·종목·시간대마다 다르니 직접 확인해 주세요.
- 거래를 줄이면 결과가 좋아진다는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어요. 비용과 판단 피로가 줄어드는 구조만 설명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거래를 안 하는 것이 항상 최선인가요?
아니에요. 조건이 맞는 날에는 정한 대로 하고, 맞지 않는 날에 쉬자는 이야기예요.
Q. 무위는 아무것도 안 하는 건가요?
억지로 하지 않고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다는 뜻으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아요. 게으름과는 달라요.
Q. 하루 몇 번이 과매매인가요?
정해진 숫자는 없어요. 내가 정한 조건 밖의 진입이 늘어났다면 과매매 신호로 볼 수 있어요.
심법 시리즈 이어보기
이 글은 쉬는 날의 가치를 다뤘어요. 항상 시장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는 제시 리버모어의 과매매 이야기에서, 느낌이 아니라 사전 규칙으로 하는 매매는 리처드 데니스의 규칙 매매에서 이어서 읽어 보세요. 목표를 채우고도 더 하고 싶은 마음은 쇼펜하우어의 투자 심리에서도 다뤘어요.
정리하며
냉장고를 열어도 먹을 게 생기지 않는 것처럼, 조건이 맞지 않는 차트를 자꾸 열어도 기회가 생기지는 않아요. 거래를 안 하는 날은 일을 안 한 날이 아니라 비용과 에너지를 지킨 날일 수 있어요. 열고 싶을 때 한 번 묻고, 쉬었다면 한 줄 적어 보세요.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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